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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그 뽑고 냉장고 정리하면 나무 3그루 심은셈

푸른물 2010. 8. 3. 06:04
플러그 뽑고 냉장고 정리하면 나무 3그루 심은셈
 
2010-07-28 03:00 2010-07-28 05:56 여성 | 남성
■ 4인가족 2박 3일 녹색여행법

몸과 마음을 충전하는 휴가철. 하지만 여름휴가 기간에 차량을 이용함에 따라 온실가스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로 인해 얼마나 환경이 파괴되는지 아는 사람은 적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올해 휴가 기간(7, 8월)에 하루 평균 880여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연히 자동차로 인한 온실가스와 쓰레기가 증가한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매년 세계 온실가스 발생량의 6% 정도가 여름휴가 기간에 발생한다. 연간 국내 고속도로에 버려지는 쓰레기 6000여 t 중 3분의 1(2050t·2007년 기준)이 같은 기간에 발생한 것이다.

‘녹색여행’은 이런 이유 때문에 권장하고 있다.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면서 즐거운 휴가를 다녀오자는 것. 환경부는 고속도로 휴게소, 철도 역사에서 녹색생활실천 동참 캠페인 벌이고 있다. 출발지부터 휴가지까지 배출된 온실가스 양을 알아보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휴가철 여행은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줄까. 지난주(21∼23일) 휴가를 다녀온 회사원 김은석 씨(35·경기 안양시) 가족의 알뜰 녹색여행기를 소개한다.

○ 플러그 3일간 뽑으면 CO₂ 배출량 0.5kg 줄어

김 씨 부부는 생후 6개월 된 딸, 장모와 함께 2박 3일 휴가를 계획한 후 ‘녹색여행 수칙’을 세웠다(그래픽). 김 씨는 “주변에서는 의아해했지만 환경친화적 삶은 환경뿐만 아니라 가계 살림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 씨 부부의 휴가지는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와 인근 나정해수욕장이다.

출발일인 21일 오전, 김 씨는 집 안의 전기제품 플러그를 모두 뽑았다. 플러그를 꽂아두면 집을 비운 사이에도 대기전력이 소모된다. 김 씨 가족(4인 기준)이 3일간 플러그를 뽑으면 온실가스(CO₂) 배출량이 평상시에 비해 약 0.5kg 줄어든다. 냉장고도 필수 정리 품목. 가정집에서 냉장고 안을 평균 75∼80% 채운다고 가정했을 때 15%만 줄여도 여행 기간(3일)에 온실가스를 8.34kg이나 줄일 수 있다. 온실가스 2.78kg을 줄이려면 소나무 한 그루를 심어야 한다. 김 씨 가족은 여행 전 냉장고 정리만으로 소나무 세 그루를 심은 셈이다.

공회전 줄이려면 혼잡시간대 피해야

김 씨는 딸과 장모 때문에 자가용을 이용하고 싶었지만 열차를 선택했다. 비용 문제도 있지만 휴가철이라 고속도로가 막힐 가능성이 높은 것도 이유. 승용차(2000cc 기준)로 김 씨가 사는 경기 안양시에서 경주(350여 km)를 왕복할 경우 온실가스는 무려 150kg 이상이 배출된다. 휴가철 도로 혼잡으로 3시간 이상 정체되면 공회전이 많아져 약 10.4kg의 온실가스가 추가로 배출된다. 이는 기차로 경주에 갈 경우 발생하는 온실가스(25.2kg)에 비해 6배 이상 높은 수치다. 김 씨 가족은 기차를 선택해 온실가스 135kg을 줄였다.

안양~경주 대신 기차로 왕복하면 온실가스 배출량 135kg이나 줄어
식단 미리짜기로 비용 5만∼6만원 절약 수박 껍질 벗겨 가면 쓰레기량 감소


환경전문가들은 승용차를 이용해도 운전습관만 바꾸면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먼저 정체로 인한 공회전을 줄이기 위해 출발 당일 혼잡시간대를 피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수시로 교통상황을 체크하는 것도 좋다. 또 △출발 시 처음 5초간 시속 20km까지 천천히 가속, 급제동 금지 △정체 시 자동변속기어 중립 △타이어 공기압 적정 유지 △연료는 4분의 3만 채우기 등만 지켜도 안양∼경주를 왕복했을 경우 휘발유 2.8L가 절약된다. 온실가스 배출도 2.78kg을 줄일 수 있다. 경주 숙소에 도착한 김 씨 가족은 먼저 도보로 이동 가능한 곳부터 방문했다. 경주박물관 등 숙소에서 먼 곳은 버스로 이동했다. 물론 사전에 꼼꼼히 여행 스케줄을 짜고 배차시간도 알아봤기 때문에 가능한 일. 버스를 이용했을 때 주행거리 1km에 온실가스 배출량은 0.027kg(1명당)이지만 자가용은 0.216kg으로 버스의 8배에 이른다.

○ 종이컵-나무젓가락 사용도 자제를

이튿날 오전 나정해수욕장으로 이동한 김 씨 가족은 바닷가에 돗자리를 깔고 준비해 온 도시락을 먹었다. 김 씨 가족은 음식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2박 3일 식단을 미리 짰다. 삼겹살을 구워 먹고 남은 고기는 김치찌개를 끓일 때 활용하는 등 최소한의 음식재료만 구입하기 위해서다.

환경부 관계자는 “휴가지에서는 보통 평소보다 더 많은 음식을 준비하기 때문에 음식물쓰레기도 당연히 늘어난다”며 “4인 가족 기준으로 휴가철 장보기 비용이 15만 원 안팎인데 식단을 미리 짜면 비용도 5만∼6만 원 절약되고 쓰레기도 20∼30% 준다”고 설명했다. 김 씨 가족은 집에서 수박 등 과일의 껍질을 벗겨 가져가 여행 짐은 물론이고 음식물쓰레기도 줄였다.

휴가 동안 종이컵, 나무젓가락 등 일회용품은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 종이컵 개당 온실가스 발생량은 약 11g이다. 김 씨 가족이 휴가여행 동안 줄인 온실가스 양은 150kg 정도. 소나무 50여 그루를 심고 온 셈이다. 김 씨는 “약간 번거롭지만 간단한 수칙만 지켜도 우리가 보존해야 할 산과 강을 더욱 푸르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고령일수록 기상재해에 취약”▼

장재연 교수팀 18년간 자료분석 “지병악화 등 적응력 떨어진 탓”



 
노년층일수록 홍수, 태풍 등 기상재해로 사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노인에게 적합한 기상재해 대책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아주대 장재연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의 ‘기상재해 사망자 분석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08년까지 18년간 기상재해로 인한 사망자는 2130명으로 한 해 평균 110명 이상이 태풍, 홍수, 낙뢰 등으로 사망했다.

기상재해 사망원인을 분석한 결과 홍수피해로 인한 사망자가 1005명으로 전체의 47.2%를 차지했다. 이어 태풍 779명(36.6%), 폭풍 330명(15.5%), 한파 8명(0.4%), 낙뢰 6명(0.3%) 순이었다.

기상재해는 특히 노년층에게 치명적이었다. 연구팀이 인구 100만 명당 연평균 기상재해 사망자를 연령별로 분석해보니 80대가 9.74명으로 가장 많았다. 70대 5.07명, 60대 4.69명, 50대 3.67명, 40대 2.71명, 30대 2.03명, 20대 1.71명, 10대 0.97명 순으로 나이가 적을수록 사망자가 적었다. 연구진은 “노인인구가 증가한 데다 나이가 들수록 급작스러운 기상변화, 비상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며 “기상재해 시 노인들은 지병이 악화되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노인에게 특화된 기상재해 시 행동요령, 관련 매뉴얼 등이 없다는 것도 노년층의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어린이용 기상재해 안전행동수칙 등 조기교육을 위한 각종 매뉴얼이 많지만 노인에 대한 것은 별도로 없다. 명형남 아주대 예방의학교실 연구원은 “국내 기상재해 예방 시스템이 취약계층을 잘못 잡고 있다”며 “노인에게 적합한 기상재해 대책 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재해 사망자는 지방이 도시보다 최고 10배 이상 많았다. 지역별 인구 100만 명당 연평균 기상재해 사망자는 광역도시의 경우 인천 1.35명, 부산 1.18명, 울산 0.8명, 서울 0.41명, 광주 0.28명이었다. 이에 비해 지방은 강원 11.15명, 제주 8.91명, 전남 7.28명, 경남 5.30명, 경북 4.67명, 경기 2.31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