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

참 우습다

푸른물 2010. 1. 29. 06:37

참 우습다 / 최승자

 

작년 어느날

길거리에 버려진 신문지에서

내 나이가 56세라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나는 아파서 병(病)과 놀고 있었는데

사람들은 내 나이만 세고 있었나 보다

그동안은 나는 늘 사십대였다

 

참 우습다

내가 57세라니

나는 아직 아이처럼 팔랑거릴 수 있고

소녀처럼 포르르포르르 할 수 있는데

진짜 할머니 맹키로 흐르르흐르르 해야 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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