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

대행로-백낙천

푸른물 2010. 1. 27. 12:01

대행로     백낙천

 

 

대행길이 험난하여 수레 바퀴를 꺾는다 하지만

당신의 마음씨에 비기면 그래도 순탄한 편이고

주협의 물결이 사나워 배를 뒤집는다 하지만

당신의 성품에 견주면 그래도  잔잔한 편이외다

당신의 마음은 좋았다 나빴다 변화가 무쌍하여

좋을 때는 칭찬이 자자하고 나쁠 때는 사납기가 원수 같소

견우 직녀 변하여 앙숙이 될 줄이야 어찌 알았으리요

예로부터 나이가 늙어지면 서로가 등을 져서

젊던 때의 사랑이 오히려 원망스럽다고는 하지만

거울에 비친 내 얼굴 아직도 아름다운 그대론데

당신 마음은 이렇듯 변햇으니 어찌 된 일이오

당신을 위해 이 몸은 옷에 형수를 뿌렸건만

당신은 향수 냄새도 아는체 아니하고

당신을 위해 이 몸은 고운 옷을 입었건만

당신은 고운 모습을 본체도 않는구료

말로는 다 할 수 없게 어렵도다

세상에 태어날 때 여자 몸 되지 말라

백년 고락이 남의 손에 달렸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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