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겨울 연가

푸른물 2009. 8. 30. 19:49

겨울 연가 / 청수

겨울 바람이
창을 두드리면
당신인가 하여
깜짝 놀라서
심장이 뛰고는 합니다.

길을 가다가
당신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당신인가 하여
당황스러워서
가슴이 철렁 내려 앉고는 합니다.

세월의 바람에 찢겨진 고목은
거북등처럼 갈라지고 굳어 졌으나
그 속살은 생명의 물이 흐르고 있어
죽은 듯 보이지만 살아 있는 것처럼

내 겉 모습은 세월의 비바람에 거칠어 졌으나
당신을 그리워 하는 마음은
꺼져 가는 난로처럼 온기가 남아 있어
이 추운 겨울에 당신이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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