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늙은 여자

푸른물 2009. 8. 4. 07:49

늙은 여자 / 청수

 

나이를 먹으면 여자가 아니다

그렇다고 남자도 아니다

여자도 남자도 아닌 어정쩡한 어릿광대 같은

늙은 여자를 할머니라고 한다.

 

할머니는 여자로서 마침표를 찍었다

자궁은 퇴화해서 동굴처럼 비었고

여자의 상징은 폐허처럼 삭막해져 허수아비 같은

늙은 여자를 할머니라 부른다.

 

늙은 여자는 여자가 아니기에

당연히 여자로서의 대접을 받지 못한다

만약에 여자로서의 본성을 찾으려 한다면

정신 나간 사람으로 취급 받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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