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돌 부드러운 나무 둘이 만나 예술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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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지성은 교묘한 나와바리(繩張: 평면계획)로 적군이 천수각에 쉽게 접근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진입로의 폭이 넓었다 좁았다 하며 구불구불하여 진격이 쉽지 않고, 무작정 내달리다 보면 반대쪽에서 들어오는 아군과 마주치게 됩니다. 천수각 외부의 모든 벽은 누리고메(塗籠: 회를 두텁게 바르는 공법) 처리를 하여 화공을 방지했습니다. 출입문은 두터운 목재에 철판을 씌워 철옹성이 따로 없습니다. 그 밖에도 곳곳에 기기묘묘한 방어시설이 있어 해설사와 함께해야 참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히메지성은 한 번도 전투를 치른 적이 없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막부 말기 천수각을 포위한 신정부군에 상인 기타가제 쇼조가 15만 량을 헌상하여 전투를 막았습니다. 태평양 전쟁 때 천수각이 백색 건물이라 미군의 폭격을 받기 쉽다고 생각해 검은 망을 씌웠습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쟁 말기인 1945년 7월 3일 소이탄이 천수각에 떨어졌습니다만 주민들의 염원 덕분인지 불발됐습니다. 다음 날 아침 무사한 천수각을 본 히메지시 주민들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1993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김영택 화백 penwhag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