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숲 속의 이야기
조용한 숲의 정적을 깨면서
키 작은 상수리나무가 괴로운 듯 머리를 흔들면서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내 키는 너무 작아서 친구들이 나를 무시해"
잣나무도 빠질 수 없다는 듯
키 큰 잣나무가 느릿한 목소리로 어눌하게 말했지요.
"내 키는 너무 커서 친구들이 키다리라고 놀려"
소나무가 이에 질세라 끼어들며 말했답니다.
"내 몸이 뒤틀렸다고 친구들이 손가락질 해"
숲에서는 저마다 불만의 소리로 시끄러웠지요.
그 때 이름도 없는 풀이 일어나서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래도 당신들은 이름도 있고 나름대로 보람도 있지 않나요?
상수리나무가 키가 아주 작다고 해도 도토리로 다람쥐를 배부르게 하고
잣나무가 아무리 키가 크다고 해도 고소한 잣으로 다람쥐와 사람들을 기쁘
게 하고
소나무가 몸이 뒤틀렸다고 해도 좋은 목재로 인정받는데도
당신들이 가진 좋은 점은 보지 않고 굳이 안 좋은 것만 찾아서 불평을 하
는지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군요. 그렇게 이름도 없는 풀이 말하자
상수리나무도 잣나무도 소나무도 어느덧 불만으로 찌그러진 모습은 사라지
고
싱글벙글 웃는 모습으로 서로 어울려서 즐겁게 춤을 추니
병들어가던 숲은 건강한 숲이 되어서 숲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고 합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