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 강

만성피로 증후군

푸른물 2009. 6. 21. 08:31

만성피로 증후군

정모(40)씨는 늘 피곤에 절어 산다. 아침에 힘겹게 눈을 뜨는가 하면 머리가 무겁고 두뇌회전도 느리다. 몸은 피곤한데 깊게 잠들지 않고 온몸이 나른한 데다 쉬어도 피곤함이 영 가시질 않는다. 병원을 전전했으나 특별한 이상은 찾지 못했다. 그러다 내려진 병명은 바로 ‘만성피로증후군’. 스트레스를 풀고 푹 쉬라는 처방이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마냥 쉴 수도 없고, 불끈 에너지가 솟고 의욕이 넘치는 생활은 요원하기만 하다.

갑상선질환이나 당뇨병, 만성간염 등 질병에 의해서도 피로가 오지만 정씨처럼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6개월 이상 피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만성피로’로 분류한다. 한창 일할 나이인 20∼40대에서 많이 발생하고, 성격이 예민한 사람들에게 많다. 전문의들은 복잡다단한 현대문명과 가속화된 경쟁 체제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만성피로 증상이 늘고 있다며 ‘스트레스’가 주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트레스는 인체를 가동시키는 동력과도 같은 ‘간’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한의학 관점에서도 정신적 스트레스와 정서적 분노 등이 쌓이면 간(肝)의 기(氣)가 상하면서 간의 기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본다. 이것을 ‘노상간(怒傷肝)’이라 한다. 혈액순환이 잘 안 되고 간의 해독 능력이 떨어지면서 몸 안에 독소가 쌓이고 영양소 흡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급기야 만성피로가 오는 것이다. 피로와 함께 동반되는 것이 근육통과 무기력증이다. 이는 간 기능이 근육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 간경화나 지방간 등 간 질환자들이 피곤함을 호소하며 눈이 침침한 증상을 보이는 것 역시 간기능이 저하되어 나타나는 증상으로 만성피로 증상과 일치한다.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균형 잡힌 식단, 적절한 운동, 충분한 숙면으로 피로를 풀고 여유를 갖는 것이 필수다. 그리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자신만의 취미생활을 찾는 것도 좋다. 특히 간을 지치게 하는 술은 절제해야 한다. 만성피로의 경우 간의 피로와 울혈을 풀어주는 한방 치료를 하면 약해진 간의 기능을 회복시키므로 만성피로를 뚜렷히 개선할 수 있다. 한의원에서 자체 개발한 ‘일중보간탕’의 경우 만성 피로증 환자 50명에게 임상시험한 결과 피로 회복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실험실에서 간기능 개선과 피로회복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실험 중이다. 인진, 구기자, 울금, 백출, 산사, 사인 등의 약재로 만들어진 일중보간탕은 간기능은 물론 소화기능을 개선시키고 체내 축적된 노폐물을 배설하도록 하여 체내 기혈이 원활히 순화되도록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