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한밤중에 내 발을 덮어주시던 아버지

푸른물 2008. 5. 27. 07:19

한밤중에 내 발을 덮어주시던 아버지 / 권영삼

 

 

담요 한 장 속에

아버지와 함께 나란히 누웠다.

한참 만에 아버지가

꿈쩍이며 뒤척이신다.

혼자 잠드는 게 미안해

나도 꼼지락 돌아눕는다.

밤이 깊어 가는데

아버지는 가만히 일어나

내 발을 덮어주시고

다시 조용히 누우신다.

그냥 누워 있는 게 뭣해

나는 다리를 오므렸다.

아버지 ― 하고 부르고 싶었다.

그 순간

자냐? 하는 아버지의 쉰 듯한 목소리

― 네.

나는 속으로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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