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 이경임
여름밤 호수의 표면을 들여다보면
생을 다한 물고기떼 은빛 비늘들이
아픔을 다 감추지 못해 물살로 일렁인다
그 빛에 어쩌다 마음 적신 사람들은
상심도 거두며 먼데로 사라져가고
비늘은 여태 키워온 달빛을 지워간다
살아온 길 너무 멀어, 소매 끝이 다 닳아
지느러미 사이사이 아득하던 바람소리
그 밤에 맑게 씻으며 나 먼저 잠이 든다
―이경임(1966~)
여름밤 / 이경임
여름밤 호수의 표면을 들여다보면
생을 다한 물고기떼 은빛 비늘들이
아픔을 다 감추지 못해 물살로 일렁인다
그 빛에 어쩌다 마음 적신 사람들은
상심도 거두며 먼데로 사라져가고
비늘은 여태 키워온 달빛을 지워간다
살아온 길 너무 멀어, 소매 끝이 다 닳아
지느러미 사이사이 아득하던 바람소리
그 밤에 맑게 씻으며 나 먼저 잠이 든다
―이경임(1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