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

어떤 편지/ 도종환

푸른물 2014. 11. 24. 06:48

어떤 편지/ 도종환

 

 

진실로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자만이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진실로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자만이

 

한 사람의 아픔도 외면하지 않습니다

 

당신을 처음 만난 그 숲의 나무들이 시들고

 

눈발이 몇 번씩 쌓이고 녹는 동안

 

나는 한 번도 당신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내가 당신을 처음 만나던 그때는

 

내가 사랑 때문에 너무도 아파하였기 때문에

 

당신의 아픔을 사랑할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

헤어져 돌아와 나는 당신의 아픔 때문에 기도했습니다.

 

당신을 향하여 아껴온 나의 마음을 당신도 알고 계십니다.

 

당신의 아픔과 나의 아픔이 만나

 

우리 서로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생각합니다.

 

진실로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동안은 행복합니다.

 

진실로 모든 이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줄 수 있는 동안은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