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도 쉼표가 필요하다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장평리에서
지인들이 하는 천렵을 구경하였네.
저녁을 먹고 열엿새 달이 뜨기 전에
두 개의 작은 간 데라 불빛에 의지하여
지인이 투망을 던지니 그물은 마치
물 위에 비단 이불을 펼쳐 놓은 듯 화려하네.
잠자는 과부를 보쌈해오듯이
잠자던 꺾지 쏘가리 불거지 메기 피라미 쉬리 미꾸라지를
그물로 보쌈해오니 어리둥절한 물고기들을 한참동안 달래주었네
지인은 투망을 던지고 자리를 옮길 때마다
구경꾼들은 골프 갤러리처럼 따라 다녔네.
푸른 달빛 아래에서
시냇물 흐르는 소리를 음악처럼 들으며
천렵한 고기를 팬에 튀겨 먹으니
맛과 멋이 어우러져서
젓가락은 춤추기를 멈출 줄 모르네.
옛 선비들이 물가에서 천렵을 하고 시를 읊으며
자연과 더불어 풍류를 즐겼던
그 여유로움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도
정말 필요한 여유가 아닐까
한 걸음 뒤로 물러가야 더 멀리 뛸 수 있다는
옛 어른들의 지혜를 우리도 닮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