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高脂血症)이란 문자그대로 피(血) 속에 기름기(脂)가 많다(高)는 것인데, 의학적인 정의로는 혈장(血漿) 내에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과 같은 지방질의 농도가 높아진 상태를 말합니다. 고지혈증이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혈액 중의 지방질 농도가 상승함으로써 혈관의 혈전(血栓)이 유발되고 이로 인해 혈액의 정상 적인 흐름이 장애 받는, 소위 동맥경화증(動脈硬化症)의 위험인자 이기 때문이다. 잘 아는 바대로 동맥경화는 혈관 내에 지방질이 쌓여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내경(內徑)이 좁아지며 탄력성을 잃음으로써 단단해지는 것으로, 혈관의 경화가 진행되면서 뇌출혈, 뇌경색, 협심증, 심근경색, 부정맥, 심부전 등의 무서운 질환을 일으키게 됩니다. 고지혈증은 흔히 원발성과 속발성으로 구분되는데, 원발성에는 뚜렷한 유전관계를 가족들에게서 증명할 수 있는 가족성과 유전관계는 물론 어떤 다른 인자를 발견할 수 없는 산발적인 형이 있습니다. 속발성 고지혈증을 일으키는 이차적인 원인들은 갑상선기능저하증, 폐쇄성황달, 신증후군, 이상단백혈증, 다발성골수종, 고분자글로불린혈증, 홍반성낭창, 조절이 힘든 insulin 감소성 당뇨병 등이며, 요독증, 임신, 췌장염, 알코올 중독증에서도 볼 수 있으며, 경구피임약, 에스트로겐, 부신피질호르몬의 투여로서도 이차성 고지혈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고지혈증에 대한 진단기준은 일정하지 않지만 흔히 혈 중 총 콜레스테롤치가 200 ㎎/㎗ 이상이거나 중성지방 수치가 500 ㎎/㎗ 이상일 경우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견해입니다. 따라서 건강진단 후 이 같은 수치가 나오면 지방질, 특히 동물성 지방질의 섭취를 제한하는 식이요법과 함께, 체내에 쌓인 에너지원을 적극적으로 소모시키는 운동요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혈액검사 후에야 판정되는 고지혈증을 옛 문헌에서 찾아볼 수는 없지만, 그 병리기전의 특성상 한의학에서는 어혈(瘀血)이나 담탁(痰濁)의 범주에 속할 것으로 생각되어 파혈축어(破血逐瘀)와 순기활담(順氣豁痰)의 치료법을 응용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