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스마트폰, 세상을 바꾼다]집주변 性범죄자 화면 뜨고, 아이들 다가가면 '삑

푸른물 2010. 7. 17. 03:41

스마트폰, 세상을 바꾼다]집주변 性범죄자 화면 뜨고, 아이들 다가가면 '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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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7.13 03:13 / 수정 : 2010.07.13 03:20

[스마트폰, 세상을 바꾼다] [4]… 범죄예방 및 장애인 보조
손안의 방범망… 앱 누르면 눈앞 현장 찍어 경찰에 자동전송 신고
장애인의 도우미… 기억 상실증 앓는 환자 스마트폰이 뇌 역할
응급환자의 생명줄… 주변 응급실 현황 알려줘 증상 입력하면 질병 확인

미국 휴스턴시에 사는 트레이시 로드리게스씨는 종종 동네에 사는 성범죄자들 정보를 검색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에서 '범죄자 위치 추적(Offender Locator)' 앱을 누르면 된다. 앱은 로드리게스씨 집을 중심으로 10마일(약 16㎞) 이내에 있는 성범죄 전과자의 집을 화면에 표시한다. 화면을 터치하면 이들의 주소, 얼굴, 전과 등이 뜬다. 손안의 스마트폰이 '손안의 범죄자 레이더'가 된다.

'범죄자 위치 추적' 앱은 지난해 6월 등록되자마자 전체 아이폰 앱 중 판매 3위를 기록했다. 한 달 새 100만명 이상이 앱을 내려받았다. 1년여가 지난 지금은 1000만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부가 기능도 생겼다. '마음의 안정 경보기(Peace of Mind Alert)' 앱을 추가로 설치하면 스마트폰을 갖고 성범죄자나 우범지대에 접근할 경우 경보가 울린다. 아이들이 무심결에 위험지대에 가지 않도록 미리 방지하는 것이다.

이 앱이 인기있는 것은 사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누구나 성범죄자가 주변에 있지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성범죄자들에 대한 정보를 찾기가 어려웠다. 로드리게스씨는 "(스마트폰 덕분에) 성범죄자 정보를 더 쉽게 찾아보게 됐고, 더 안전해졌다"고 CNN에 말했다.

방금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진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는 캐나다 토론토의 제니퍼 웜슬리씨가 스마트폰에 적힌 내용을 들여다 보고 있다. 그는 스마트폰의 녹음·달력·카메라 등 기능을 이용해 잊은 기억을 되살려 가며 생활한다. /내셔널포스트

스마트폰, '손안의 방범망'으로

'손안의 인터넷' 스마트폰은 일부 얼리어댑터(early adopter·신제품·신기술을 남보다 먼저 구입해 사용하는 사람)들의 장난감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이제는 생활과 밀접한 분야로도 활용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범죄 예방 분야에서는 '범죄자 위치 추적'과 같이 기존에 있던 정보를 쉽게 쓰도록 하는 것부터, 예전에 없던 새로운 방범 시스템까지 출현했다.

'IcePics'는 스마트폰을 '손안의 CCTV(폐쇄회로 TV)'로 만든다. 화면에서 앱을 누르는 즉시 카메라가 작동한다. 눈앞의 현장을 찍자마자 미리 정해놓은 연락처로 현재의 위치가 전송된다. 버튼을 누른 뒤에는 스마트폰이 부숴지더라도 정보가 계속 전달된다. 경찰을 연락처로 넣어두면 범죄 신고용으로도 쓸 수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럭턴시 경찰은 스마트폰을 수배자 검거에 활용한다. 스마트폰에 장착된 카메라로 거리에 있는 용의자의 사진을 찍으면 사진은 경찰서에 있는 데이터베이스로 자동 전송된다. 사진은 데이터베이스 안에 있는 수많은 범죄자 얼굴 정보와 대조된다. 얼마 후 사진 속 인물에 대한 범죄 정보와 수배 여부 등이 스마트폰에 뜬다.

윌리엄 콘론(Conlon) 브럭턴 경찰서장은 "스마트폰을 통해 누구나 본부에 있는 것처럼 자료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경찰들은 사진 촬영만으로도 신원을 확인할 수 있어 불필요한 불심검문도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기억상실 메워 주고, 마음의 벽 뚫어주고

장애인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생활의 불편을 덜 수 있다.

캐나다 토론토에 사는 제니퍼 웜슬리(Walmsley)씨는 "스마트폰 없이는 못 산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급성 뇌동맥류를 겪었고, 후유증으로 '진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는다. 과거는 잘 기억하지만 방금 일어난 일은 금세 잊는다.

웜슬리씨는 토론토 베이크레스트 신경의학센터에서 실험적으로 진행한 스마트폰을 활용한 기억력 회복 치료를 받았다. 스마트폰의 알람·달력·카메라·지도·녹음 등의 기능을 이용해 기억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이었다. 달력과 알람으로 복약 시간을 챙긴다. 현재 위치와 방향은 GPS 지도로 확인한다. 사람 얼굴은 카메라로 찍어 저장하고, 대화는 녹음해 듣는다. 그는 "스마트폰이 내 뇌 역할을 한다. 이건 한낱 기계가 아니다. 기억상실증 환자의 생명선이다"라고 했다. 베이크레스트 병원은 웜슬리씨 외에도 환자 100여명을 스마트폰으로 치료했다. 외국 병원도 이 사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캐나다의 내셔널 포스트는 전했다.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의 앤드루 패티투치(Patitucci) 가족에게도 스마트폰이 생명줄이다. 앤드루는 '코넬리아 드 랑예 증후군(CdLS)'이라는 희귀병을 앓는다. 여덟 살이지만 발달장애 탓에 정신연령은 네 살에도 못 미친다. '배고프다'는 표현도 제대로 못 했다.

앤드루는 지난해 스마트폰 앱 '프롤로쿼2고(Proloquo2go)'를 만난 뒤 달라졌다. 그는 이 앱으로 가족들과 대화한다. 스마트폰 화면에는 엄마·빵·화장실·놀이터·약 등 아이콘이 떠 있다. 필요한 것이 생기면 화면을 눌러 가족과 선생님에게 보여준다. 앤드루는 이제 "엄마 무릎에 앉고 싶어요" 같은 감정 표현도 한다. 어머니 배스는 "스마트폰이 앤드루와 우리 가족의 삶을 바꿔놓았다"고 했다.

응급 환자 목숨 구하기도

스마트폰은 긴박한 상황에서 환자의 목숨을 구하기도 한다. 'findER'은 환자 주변의 응급실 현황을 알려주는 앱이다. 응급실 혼잡도와 예상 대기 시간 등을 표시한다. 병원 사이를 왕복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뇌졸중처럼 환자 본인이 미리 감지하지 못하는 질병을 증상으로 확인해주는 앱도 있다. 'iTriage'는 증상을 입력하면 이에 맞는 질병을 추정한다. 대처법과 함께 인근 의료기관도 표시한다. 'AED nearby'는 응급 상황에 빠진 타인을 돕기 위한 앱이다. 현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자동 심실제세동기(心室除細動器·불규칙한 심실수축 제거기) 위치를 알려줘 심장 이상에 빠진 환자를 도울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