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논어고금주' 완역
주자 曰 "仁은 사랑의 원리요, 마음의 德이라"
다산 曰 "仁은 추상적 원리 아닌 구체적 행위"
성리학적 해석 비판… '실천적 논어 읽기' 제시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1762~1836)의 독창적인 논어 해석서 '논어고금주(論語古今注)'가 처음으로 완역 출간됐다. '논어고금주'는 다산이 전남 강진에 유배 중이고 학문이 완숙기에 접어든 1813년 완성됐다. 한당(漢唐)시대의 훈고학적 주해, 송대(宋代)의 성리학적 주석은 물론 명나라 사상가 이탁오(李卓吾), 청나라 고증학의 개조(開祖)인 고염무(顧炎武) 등 역대 중국 학자들의 해석과 이토 진사이(伊藤仁齋), 오규 소라이, 다자이 슌다이(太宰春台) 같은 일본 에도시대 학자들의 주석까지 논어에 대한 중요 해석들을 두루 망라했다.- ▲ 다산 정약용의 초상
- ▲ 정약용이 18년간 유배생활을 했던 전남 강진‘다산초당’. 다산은 유배 중이던 1813년‘논어고금주’를 완성했다. /김영근 기자 kyg21@chosun.com
다산은 자신의 실천적 논어 해석을 '논어고금주' 첫머리의 '원의총괄(原義總括)'이라는 장(章)에서 175가지로 정리했다. "인의예지(仁義禮智)라는 이름은 구체적 실천행위[行事]에서 성립되는 것이지, 마음의 원리가 아님을 논변한다" 등 주로 성리학의 관념적인 논어 해석에 대한 비판이다.
5권 2800쪽에 이르는 방대한 역주서를 출간한 이지형(79)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지난 40여년간 다산을 연구해온 국내에서 손꼽히는 다산 전문가이다. 이 교수는 "'논어고금주'는 실천적 논어 읽기의 보전(寶典)이자 동양삼국에서 전무후무한 논어 해석의 결정판"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