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어린이에 큰 상처… 6개월 이상 치료받아야
등교하던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조두순(58·청송교도소 수감 중) 사건이 발생한 지 1년 6개월 만에 비슷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조두순 사건 피해자 나영이처럼 이번 사건 피해 어린이도 병원에서 6시간 대수술을 받고 입원했지만 6개월 이상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2학년 A양을 학교 운동장에서 납치해 성폭행한 혐의로 김수철(45·무직)을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은 지난 7일 오전 9시 50분쯤 운동장에 있던 A양을 납치해 자기 집으로 데려간 뒤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 ▲ 성폭행 피의자 김수철이 지난 7일 오전 학교를 나와 A양을 자신의 집으로 끌고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목격자들은“아무 소리 없이 어깨에 손을 올리고 같이 가니까 가족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작은 사진은 범행 직전 김수철이 A양이 다니는 초등학교 정문에 들어서서 두리번거리는 모습.
A양 부모는 딸이 귀가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학교에 찾아갔다. 딸이 좋아하는 과목 수업을 빠진 것을 불길하게 여긴 A양 부모는 이날 오후 1시 20분쯤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과 주민 등에 따르면 김은 커터 칼을 A양 목에 들이대고 협박하며 A양 어깨를 팔로 감싼 채 학교 정문을 빠져나간 뒤 A양 손을 잡고 인적이 드문 골목길을 이용해 1㎞쯤 떨어진 자기 집으로 끌고 갔다.
A양은 성폭행을 당한 뒤 김이 잠든 틈을 타 도망쳐 학교로 돌아갔고, 학교에 출동해 있던 경찰과 부모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은 학교와 학교 주변에 설치된 CCTV 화면과 A양이 진술한 김의 인상착의 등을 토대로 탐문 수사를 벌여 사건 발생 9시간 만인 7일 오후 7시쯤 집 주변을 배회하던 김을 체포했다. 경찰은 "김은 검거 과정에서 커터 칼을 휘두르며 강하게 저항했고 자해 소동도 벌였다"며 "김이 휘두른 커터 칼에 경찰관 1명이 오른쪽 팔뚝에 상처를 입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김의 집을 수색해 A양 머리띠를 찾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추가 범행 등을 확인하기 위해 김의 DNA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했다.
김은 경찰에서 "새벽에 일거리를 찾으러 나갔다가 일감이 없어 집으로 돌아온 뒤 술을 마시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러나 검거 당시 김이 술을 마신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4시쯤 해당 경찰서를 찾아가 "검거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며 예방대책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