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 강

조기발견 땐 치료 쉬워… "자가진단 해보세요"

푸른물 2010. 4. 16. 12:36

조기발견 땐 치료 쉬워… "자가진단 해보세요"

헬스조선·한국망막학회 공동기획 ―황반변성 무료 치료 '심청이 캠페인' [끝]
노안과 달리 먼 곳도 안보여… 흡연·고혈압이 발병률 높여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이재선(65)씨는 작년 초부터 눈앞이 흐릿하고 검은 물체 같은 것이 보여 제대로 걷기조차 힘들었다. 견디다 못해 지난해 10월 대학병원 안과를 찾았더니 황반변성 진단을 받았다. 이씨는 병원의 주선으로 헬스조선과 한국망막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황반변성을 무료로 치료해 주는 '심청이 캠페인'의 수혜자가 됐다.

눈에 맞는 주사로 증상 개선돼

강세웅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가 이씨의 안저검사와 OCT(빛간섭단층촬영)검사를 하니 오른쪽 눈의 중심망막 옆에 비정상적인 혈관이 자라고 있었다. 비정상적인 혈관은 혈관벽이 튼튼하지 못해 혈관이 터져 혈중 성분이 새어 나온다. 이에 따라 황반 주변이 점점 파괴된다. 이런 증상이 진행돼 시야 중심부가 일그러져 보이다 3개월쯤 지나면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시력이 떨어지고 결국 실명하는 질병이 황반변성이다. 고지방식 흡연 비만 고혈압 등이 황반변성 발병률을 높이는 위험 인자이다.

▲ 강세웅 교수가 이재선씨의 황반변성 2차 치료 후 시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확인하고 있다. 황반변성은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증상 악화를 막아 정상생활을 할 수 있다. /조은선 헬스조선 기자 cityska@chosun.com

이씨는 이미 생긴 비정상 혈관을 퇴화시키고 신생혈관 형성을 막는 주사제인 루센티스를 맞았다. 점안 마취를 한 뒤 머리카락 굵기의 얇은 주삿바늘을 1㎝ 정도 눈에 찔러 한 방울(0.05㏄) 정도의 약을 넣었다.

이씨는 "주사를 맞은 후 1주일 정도 지나니 뿌옇게 보이던 TV 화면이 선명해 보일 만큼 시력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황반변성은 주사를 한 번만 맞아도 최대로 회복될 수 있는 수준의 90%까지 좋아지며 한 달 간격으로 1~2회 더 주사 치료를 받으면 최대한까지 회복된다. 주사를 두 번 맞은 이씨는 현재 황반변성 진행이 멈춘 상태이며 시력도 0.4에서 0.6으로 좋아졌다"고 말했다.

항산화 영양소로 다른 쪽 발병 막을 수 있어

이씨는 진단 당시 오른쪽 눈에만 황반변성이 있었다. 황반변성은 한쪽 눈에 있으면 50% 정도가 반대쪽 눈에도 생긴다. 강 교수는 "황반변성은 대개 양쪽 눈에 모두 나타난다. 하지만 한쪽 눈에만 있을 때 다른 쪽 눈의 변화를 조기에 발견하면 고단위 비타민C 등 항산화 영양소를 공급해 그 눈의 황반변성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도 항산화 영양소를 복용하고 있다.

유승영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황반변성을 노안으로 착각하고 소홀히 여기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노인이 많다. 노안은 가까운 곳이 잘 안 보이지만 황반변성은 가까운 곳과 먼 곳이 모두 안 보이므로 증상 차이를 기억해 두었다가 황반변성 증상으로 의심되면 즉시 안과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 2010.04.14 00:14 입력 / 2010.04.14 09:19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