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그림자를 태우다’ -서상만(1941~ )

푸른물 2010. 1. 24. 08:08

그림자를 태우다’ -서상만(19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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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생(生)이

짐을 내릴 때다.

서서히 사라지는

빛과 그림자.

세월의 손때

훌훌 털어버린

부재의 끝으로



휘리릭-연기처럼

누가 데려가 버렸다.


생각의 끝 빛도 그림자도 사라져간다. 손때 털어버리면 한 세월의 영욕(榮辱)도 사라져버릴 것을. 겨울 짧은 햇살, 흰눈 위에 지는 빛과 그림자처럼. 또 한 세월이여, 그렇게 가라. 갚을 것, 받을 것 없는 빈손으로. 휘리릭- 연기처럼 가볍게, 가뭇없이 날 데려가려무나. 없음도 없는 저 부재(不在) 그 너머로. <이경철·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