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영어유치원 꼭 보내야 할까? "집중력 낮은 아이엔 역효과"

푸른물 2009. 7. 13. 17:54
영어유치원 꼭 보내야 할까? "집중력 낮은 아이엔 역효과"
유아 영어교육 전문가 김수희씨의 조언
영어 재미있는 시작이 중요 네 살쯤엔 알파벳 쓰기를
우리 아이 영어, 언제 시작할까? 그 비싸다는 영어유치원, 꼭 보내야 할까?

취학 전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 '내 아이 첫 영어'(예담)의 저자로 영어클리닉 '아이안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김수희씨는 "영어 잘하는 아이들의 공통점은 영어 첫걸음을 재미있게 떼 영어 배우기를 즐거워한다는 점"이라며, "영어유치원에 다녀야 영어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가능한 한 일찍, 조금씩 매일, 재미있게

"영어는 일찍 시작하되, 조금씩 꾸준히, 그리고 재미있게 하라"는 게 김씨의 지론. 극성스러워 보이긴 해도, 태교 때부터 뱃속 아기가 영어에 친숙해지도록 영어 동화를 읽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세 이전도 마찬가지. "어떤 말이든 3세까지의 초기 대화 경험이 언어 능력의 중요한 바탕이 되니까요." 김씨의 알파벳 교육법도 독특하다. "에이(A), 비(B), 씨(C), 디(D)가 아니라 에에에에 에이(A), 브브브브 비(B) 하는 식으로 처음부터 음가를 넣어 가르쳐보세요. 파닉스는 물론 책도 훨씬 빨리 읽게 됩니다." 연필을 잡기 시작하는 4세 무렵이면 소리 내면서 알파벳을 직접 써보게 한다. "많은 아이들이 '쓰기' 능력이 약하죠. 일찍부터 손으로 쓰는 재미를 들여주세요."

▲ 인터넷 영어교육사이트에서 직접 뽑은 자료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김수희씨. 그는 영어에 지친 아이들에게 흥미를 되찾아주는 선생님으로도 유명하다./이덕훈 기자 leedh@chosun.com

집중력 낮으면 영어유치원 별 효과 없어

엄마들이 가장 흔들리는 시기는 6~7세. '취학 전 영어유치원을 보내는 게 수순 아닌가?' 하는 고민 때문이다. 김씨는 "적극적인 성격에 집중력이 좋고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아이라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집중력이 낮아 산만한 아이들이다. "개개인적으로 관심을 받아야 교육 효과가 높은 아이들에게 영어유치원의 그룹 수업은 무용지물입니다. 오히려 더욱 산만해지는 결과를 가져오죠." 학기 중간에 영어유치원에 들어가는 것도 좋지 않다. "낯선 친구, 낯선 언어 환경 탓에 오히려 영어에 질릴 수 있습니다." 김씨는 또 "교재가 유난히 많고 아이들이 감당하기 벅찬 숙제가 많은 영어유치원은 피하라"고 권한다. "입학한 뒤에도 수시로 유치원에 가서 아이의 수업 상태를 체크해야 합니다."


대신 아이의 방을 영어유치원처럼 꾸며라

대안은 있다. 아이의 방이나 집안을 영어유치원으로 꾸미기. 아이의 눈이 닿는 곳에 알파벳 카드, 영어 달력, 포스터 등 시각적·청각적 자료로 풍부하게 채워주면 된다. 자료는 인터넷 영어교육 사이트에 많다.

www.abcteach.com을 비롯해 www.teach-nology.comwww.babybumblebee.com www.alphabet-soup.net www.teacherview.com 등을 김씨는 추천한다. 또 매일 잠깐씩이라도 영어 노래, 스토리북 CD를 듣게 하고 영어 애니메이션, TV 프로그램을 보여준다. 이때 아이를 혼자 방치해서는 안 된다. "엄마가 함께 호응하면서 따라가야죠. 부모가 영어를 즐기고 좋아해야 아이들도 좋아해요."


/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 sion@chosun.com
입력 : 2009.07.08 05:45 / 수정 : 2009.07.08 0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