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
송년회 / 황인숙
푸른물
2024. 2. 11. 15:13
송년회 / 황인숙
칠순 여인네가
환갑내기 여인네 한테 말했다지
"환갑이면 뭘 입어도 예쁠 때야 !"
그 얘기를 들려주며 들으며
오십대 우리들 깔깔 웃었다
나는 왜 항상
늙은 기분으로 살았을까
마흔에도 그랬고 서른에도 그랬다
그게 내가 살아본
가장 많은 나이라서
지금은, 내가 살아갈
가장 적은 나이
이런 생각, 노년의 몰약 아님
간명한 이치
내 척추는 아주 곧고
생각 또한 그렇다(아마도)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황인숙: 1958 12 21 서울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1984 경향신문 신춘문예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등단
2018 제 63회 현대문학상 시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