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귀뚜라미 /이광
푸른물
2015. 9. 5. 08:43
귀뚜라미 /이광
올 것은 그냥 둬도 제삿날 오듯 온다
내내 용케 숨었다가 어느새 오고 만다
깜깜한 기억의 골방 반짝 불이 켜진다
지난해 못 다했던 울음 다시 꺼내 운다
한동안 끊은 소식 쫑알쫑알 들먹이다
오래전 듣던 발자국 생각난 듯 뚝 그친다
―이광(1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