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 청 수
손수레에 폐지를 한가득 싣고서
힘겹게 끌고 가는 할머니를 보면서
도울까 말까 도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주저하고 망설이는 사이에
할머니의 손수레는 저만큼 멀어져 갔네.
왜 주저하고 망설였을까 돋보기로 내 마음을 들여다보니
새파란 젊은이도 아닌 할머니와 비슷한 또래인 내가
그 할머니의 마음을 오히려 불편하게 할 것 같아서였지만
그보다는 왠지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할 때처럼 꺼림직 했다는
불편한 진실이 확인되는 순간 종잇장처럼 가벼운 내 인격을 보면서
폐지를 끌고 가는 할머니보다 나 자신이 더 초라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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