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에 찾아 온 행복 / 청 수
영화로 만든 오페라 라보엠을 친구들과 함께 보았네.
남녀 주인공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으니
여름날 우렁차게 떨어지는 폭포수를 만난 듯
가을날 드높은 하늘을 보는 듯 시원하였네.
예술을 사랑하는 친구들이 있어 감사하고
예술을 즐기는 친구들이 있어 행복하니
갑자기 신분상승이 되어 귀족이 된듯 한 착각 속에
마음도 구름따라 하늘 높이 두둥실 뜨네.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만난듯이
시들었던 초목이 단비를 만난듯이
아름다운 음악에 취해서 아름다운 예술에 취해서
이 순간이 정녕 꿈이 아니기를 바랐네.
황혼에 나에게 찾아 온 이 행복이
꿈이 아닌가? 긴가 민가 할 정도로 행복하여
갑자기 연기처럼 허망하게 사라지는 행복이 아니라
세월에도 변치 않는 순금처럼 영원히 빛나는 행복이기를 기도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