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연가 / 청 수
겨울 바람이
창문을 두드리면
당신인가 하여
깜짝 놀라서
심장이 뛰고는 합니다.
길을 가다가
당신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당신인가 하여
당황스러워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는 합니다.
세월의 바람에 찢겨진 고목은
거북등처럼 갈라지고 굳어졌으나
그 속살은 생명의 물이 흐르고 있어
죽은 듯 보이지만 살아있는 것처럼
내 겉모습은 세월의 비바람에 거칠어졌으나
당신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꺼져가는 난로처럼 온기가 남아 있어
이 추운 겨울에 당신이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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