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한시
즉사 / 정경세
푸른물
2014. 9. 17. 07:15
즉사
병에 젖어서 병든 줄을 까맣게 잊고
늘 한가해서 한가함이 되레 싫구나.
계단을 고쳐 맑고 푸른 물을 내려다보고
나뭇가지 잘라내어 산봉우리 드러낸다.
대나무에 물을 주며 아침저녁 다 보내고
구름을 뒤쫓아서 갔다가는 돌아온다.
밤이 되면 할 일이 더는 없기에
달을 마중하러 사립문에 기대선다.
卽事
慣病渾忘病(관병혼망병)
長閑却厭閑(장한각염한)
補階臨淨綠(보계임정록)
刊樹露孱顔(간수노잔안)
灌竹晨仍夕(관죽신잉석)
尋雲往復還(심운왕부환)
淸宵更無事(청소갱무사)
邀月倚松關(요월의송관)
- /이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