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풋 밤

푸른물 2012. 11. 18. 06:39

 

풋밤 / 청 수

 

 

 

밤을 주우러 가까운 산에 갔더니

보물찾기 하는 것처럼

떨어진 밤이 보이지 않아

한 주먹도 안 되는 밤을 줍고는

산에서 내려오고 말았네.

 

주운 밤을 까먹으니

사먹을 때와는 색다른 맛을 느끼며

가을의 맛을 느꼈는데

그중에서 제일 큰 풋밤을 먹어 보니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싱거운 맛이었네.

 

이 풋밤처럼 너무 이르면 싱거운 것처럼

우리 인생도 세월이 쌓여야

고소한 맛이 들어서

사랑도 예술도

참 맛을 느끼게 되는 것은 아닐까.

 

2006.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