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행복한 노년

푸른물 2012. 11. 7. 06:55

행복한 노년

이십여 년을 살았다는 집에는
장독대에 늘어선 항아리들이 기름을 바른 듯 윤이 나서
안주인의 살림솜씨를 자랑하고 있고
거실에는 온갖 화초와 새소리와 강아지들의 우는 소리마저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하고
거실벽에 걸려 있는 커다란 가족사진은
화목하고 단란한 가정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고
며느리와 손녀가 숙제를 같이하는 모습은
한 폭의 정겨운 그림 같아서 볼수록 미소가 떠오르네.

할머니라고 하기엔 너무 젊은 안주인은
아들과는 떨어져서 못 살겠어서
아들도 부모와는 떨어져서 안 살겠다고 해서
아들네는 위층에 부모는 아래층에 살면서
손녀가 열 살이 되도록 같이 오순도순 사는 모습은
세상에 이런 일이 라고 할 만큼 신기하기만 한데
비행기 멀미가 날만큼 여행을 다녀서 이제는 싫다는 말에는
행복한 미소가 묻어있어 볼수록 아름답네.

아 ! 이런 모습이 행복한 노년의 모습이 아닐 까
누구의 희생이 아닌 더불어 살면서
아름다운 삶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면.



배은영 : 오랜만에 들어보고 두번다시는 볼수 없는 시라는 걸 알면서도 계속 아파할수만은 없었기에 당신을 잊으려고 노력했죠. 시인들의 시체와 정겨움에 모든 시인이 쓴시는 다좋아해도 존경하는 시인분의 시집한권씩 시를 다읽고도 내맘같아 또읽고, 외우기도 했어요 2005-03-05 22:2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