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칠레광부 33인 ‘아름다운 기적’] "75%의 과학과 25%의 기적 700m 밖 모

푸른물 2011. 3. 3. 12:56

[칠레광부 33인 ‘아름다운 기적’] "75%의 과학과 25%의 기적 700m 밖 모기 맞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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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10.15 03:01

탐침기로 광부들 찾아낸 지형학자

산호세 광산 사고가 발생한 지 17일이 지난 8월 22일. 구조대원들은 지형학자 마카레나 발데스(30)의 계산에 따라 탐침기를 광부들이 갇혀 있을 만한 갱도를 향해 꽂아 넣고 있었다. 그동안 30번 넘게 탐침기를 찔러 봤지만 소득이 없었다. 모두가 지쳐갈 때쯤, 땅속에서 누군가 탐침기 끝을 '퉁, 퉁' 두드렸다. 지상에서 최초로 감지한 지하 700m 아래 광부 33인의 '생존 신호'였다.

"75%는 과학, 25%는 기적의 힘이었어요."

칠레 광부들이 매몰됐던 광산에 구멍을 뚫고 내려보낸 탐침기. 카메라가 달렸다.
발데스(30)는 구조 작업이 마무리된 뒤 이렇게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 "미 항공우주국과 칠레 군·기업의 첨단장비가 총동원됐지만, 광부들을 찾아낸 일은 약간의 행운으로 축복받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처음 산호세 광산 구조 현장에 배치된 뒤, 발데스는 갱도의 구조도와 그동안의 지질 탐사 기록을 면밀히 대조하며 광부들이 있을 만한 갱도를 추정해 나갔다. 매번 누군가가 탐침기의 끝에 생존 메시지를 달아주기를 기도했지만 구조대는 매번 실패 소식을 전해 왔다. 그 때마다 누구보다 절망하고 마음 졸인 것도 그녀였다.

발데스는 "이들을 찾는 작업은 마치 700m 거리에 있는 모기를 맞히려고 총을 쏘는 것과 같았다.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굉장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남성 중심의 광산 현장에서, 발데스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여성은 불운을 불러온다는 칠레 광부들의 미신 때문이었다.

광부들을 찾은 것은 천운이었다. 발데스는 드릴을 작동시킬 때 항상 지질학자들이 추천하는 것보다 항상 1도 정도씩 각도를 아래쪽으로 변경시키곤 했다. 진동으로 인한 경로 변경을 고려한 조치였지만, 지상에서 각도 1도는 지하에서 수백m의 차이를 낼 수도 있어 일종의 '도박'이기도 했다. 광부들의 생존을 확인한 8월 22일은 발데스의 이 '도박'이 기적을 이뤄낸 날이었다.

인포그래픽스 [Snapshot] 기적의 생환…지하에서 어떻게 버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