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화

사회와 개신교가 부딪치는 곳엔 그가 있다김한수 기자 hansu@chosun.com 기

푸른물 2010. 7. 2. 11:27

사회와 개신교가 부딪치는 곳엔 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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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7.02 03:03 / 수정 : 2010.07.02 08:10

실천신학대학원대 조성돈 교수… 개신교 옹호하며 교회 개혁도 촉구
"사회속에 교회… 서로 소통 필요 교회, 성장 아닌 봉사에 무게둬야"

사상 첫 개신교 신자의 감소 및 천주교 교세의 약진, 개신교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신뢰의 저하…. 개신교와 사회가 부딪히는 현장마다 찾아가서 개신교의 입장을 옹호하는 동시에 개혁을 촉구하는 소장 신학자가 있다. 실천신학대학원대 조성돈(43) 교수이다. 목회사회학연구소장,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교회신뢰회복네트워크 본부장, 미래목회포럼 자문위원 …. 조 교수가 현재 맡고 있는 직함의 목록이다.

개신교회와 한국사회의 전선(前線) 부근에 항상 머물고 있는 그는 "한국 개신교는 그동안 사회를 이해하지 못했고, 우리 사회는 교회를 이해하지 못했다"며 "저는 교회와 사회의 중간쯤에서 서로에게 상대를 합리적으로 설명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조성돈 교수의 이 같은 관심은 '실천신학'이라는 그의 전공과 관계가 깊다. 초등학교 시절 큰 교통사고로 죽음의 문턱을 경험한 후 하나님을 만난 조 교수는 연세대 신학과 3학년 재학 중 독일로 유학을 떠나 킬대와 마르부르크대에서 각각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1960~70년대 유럽은 설교와 예배 외에도 상담·심리 등을 목회의 영역으로 보는 실천신학이 활발했다"며 "마침 2002년 귀국할 무렵엔 한국 교회도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경각심과 자성(自省)이 확산되고 있어서 교회 밖에서 제가 할 일이 많았다"고 했다.

서울 광화문 네거리의 차량과 인파 속에 선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 그는“사회와 교회는 서로를 이해함으로써 우리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수 기자 hansu@chosun.com
그는 귀국 후 일반대학에서 '기독교의 이해' 등 교양과목을 가르치면서 '소통'과 '이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했다. "흔히 교회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은혜' '구원' '기도' 같은 용어를 비신자인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것조차 얼마나 어려운지 그때 깨달았습니다."

2007년에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인질 사건은 교회와 사회의 간극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그는 본격적으로 한국 교회와 사회의 관계를 연구했다. 개신교를 떠난 사람들이 왜 천주교로 옮겨가는지를 심층인터뷰를 통해 분석했고,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자살 예방에 개신교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연구했다. '목회사회학-현대사회 속의 기독교회와 생활신앙' '시민사회 속의 기독교회' '교회를 통한 지역공동체 세우기' 등의 저서도 잇따라 출간했다. 그는 최근 개신교 신자들이 잘 모르고, 체계적으로 배우기도 쉽지 않은 신앙 상식을 정리한 '교회 다니면서 그것도 몰라?'(국제제자훈련원)를 펴냈다. "왜 기도할 땐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고 말할까?" 같은 근본적이면서 기초적인 상식을 쉽게 설명한 책이다.

조 교수는 "선교 초기엔 역사의식, 일제강점기엔 민족의식, 광복과 6·25전쟁 때는 사회의식을 우리 사회에 심어주며 함께 성장한 것이 한국 개신교였다"며 "그런데 1970년대 이후 교회 성장의 성공담이 회자되면서 개신교가 사회로부터 멀어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하지만 역설적으로 한국 교회의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개(個)교회주의'가 부흥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 교회의 패러다임은 봉사와 영성(靈性)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급성장하는 교회가 모델이 됐다면, 이제는 봉사 잘하고 영성 좋은 교회가 모델이 될 겁니다. 이미 중·대형 교회들이 그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고요."

조성돈 교수는 "최근 몇 년은 한국 교회가 '심정적 소수주의'를 벗어나 '한국 사회 안에 한국교회가 있다'는 점을 깨달아온 과도기였다"며 "많은 교회가 좋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자연스레 한국 교회에 대한 사회의 이미지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가 한국교회와 한국사회의 바람직한 관계, 소통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