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화

남편-아이 있다고 일하는 방식 바꿀순 없어”

푸른물 2010. 5. 28. 07:54

남편-아이 있다고 일하는 방식 바꿀순 없어”

 
2010-05-06 03:00 2010-05-06 23:28 여성 | 남성
칸 국제영화제 진출 ‘하녀’ 전도연 씨
“눈앞의 일은 어찌됐든 무조건 잘해야
노출연기 고민… 격려한 남편에 감사”



영화 ‘하녀’에서 주연을 맡은 전도연 씨는 “노출 연기 때문에 걱정하고 망설일 때 부모님처럼 나를 믿어준 남편 덕에 용기를 얻어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호랑이는 육식동물이에요. ‘고기를 배불리 먹었으니 이제 야채를 먹으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남편과 아이를 얻었다고 해서 일하는 방법, 살아가는 방식을 바꿀 수 없습니다. 나는 여전히 스스로에게 관대하지 않아요. 눈앞의 일은 어찌됐든 무조건 ‘잘’해야 해요.”

13일 개봉하는 ‘하녀’(18세 이상 관람가)는 전도연 씨(37) 외에 다른 배우에게 주연을 맡겼을 가능성을 생각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영화 중반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웃으며 음식을 접대하다가 뒤돌아 한 발 한 발 걸어오며 싸늘한 냉소로 바뀌는 그의 얼굴. 임상수 감독은 지난달 “처음부터 (전 씨 외에) 다른 배우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했다. 전 씨는 “작품이 없었던 2년간 생활에 큰 변화가 있었지만 배우 전도연은 변한 게 없다”며 “가정부와의 불륜이라는 상투적 설정을 통해 우리 삶의 속물근성을 임 감독이 어떤 식으로 헤집어낼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제안이 왔을 때 ‘하녀’라는 1960년 영화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감독도 리메이크지만 전혀 다른 영화가 될 거라며 ‘참고삼아 보라’는 말도 안 했죠. 촬영 중 우연한 기회에 DVD를 봤지만 원작에 대한 부담은 생기지 않았어요.”

주인공 은이(전도연)는 부잣집에 가정부로 들어갔다가 주인집 남자 훈(이정재)과 불륜을 저지른 뒤 처참히 버려진다. 전 씨는 “짓밟히고 무시당한 진심을 돈이나 권력 같은 것으로 보상받길 원하지 않는 순수한 캐릭터로 이해했다”며 “마음을 버리는 대가로 호의호식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은이. 어느 쪽이 정말 고귀한 것인지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고 했다.

“3년 전 ‘밀양’을 찍으면서 ‘연기를 놓아버리고 감정을 마음에 쌓는 법’을 배웠어요. 전에는 카메라 앞에 서면 뭔가 꼭 표현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죠. 그때 얻은 자유로움이 이번에 도움이 됐습니다.”

‘하녀’는 12일 개막하는 제63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그는 “(이번에는)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한 번 받아 보니 두 번, 세 번 받을 수 있는 상이 아닌 걸 알겠더라고요. 영화가 좋아서 받았던 겁니다. 나는 지금도 세계의 관객에게 아무것도 아닌 배우예요. 사람들은 내 연기력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얘기하지만 나는 작품 하나마다 아주 조금씩 나아지고 있을 뿐이거든요.”

이번 영화에서 노출 장면으로 인한 부담에 대해 그는 “남편에게 감사한다”고 답했다.

“애까지 낳은 여자가 징그럽게 연기한다는 얘기를 듣지나 않을까 고민 많이 했어요. 남편이 ‘하고 싶어? 그럼 그냥 해. 뭐가 문제야’ 하더군요. 결혼 3년 만에 처음으로 ‘아, 이 남자 괜찮은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웃음)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 동영상 = 논란 속 ‘하녀’ 도대체 어떻길래…예고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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