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동아광장/이종선]욕심 내야 할 소중한 것들

푸른물 2010. 5. 26. 06:31

동아광장/이종선]욕심 내야 할 소중한 것들

 
2010-05-21 03:00 2010-05-21 05:53 여성 | 남성



세상에 특별한 것은 없다. 단지 내가 그렇게 여기면 특별하게 된다. 시인 김춘수 님이 오래전 노래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많은 미술품과 음악 중에서 내게 와 닿고 소중한 것이 제각각이다. 책 한 권과 컵 하나가 그렇다. 사람은 더할 나위 없이 그러하다. 그가 세상에서 제일 잘나서도 아니고 나를 지독히 아껴서도 아니다. 내가 그를 특별히 여기는 마음 때문에 더 없이 중요한 존재가 된다.

특별한 날이 유독 많은 5월의 어느 날 모친이 말씀하신다. “평소가 중요하지. 이 하루 그냥 넘겨도 된다.” 당연한 말씀이다. 그래도 특별한 날은 소중하다. 그날은 조금 더 특별하고 싶은 게 자식의 마음이다. 한 다발의 꽃바구니는 아니더라도 한 송이 꽃을 내밀기에 쑥스럽지 않도록 나라가 도와준 날이다. 아주 잠깐 동안 지친 아버지를 껴안아도 “와 이라노?”라는 소리 듣지 않아도 되는 날이다.

난초() 두 분()을 정성스레 키우다가 무소유의 역리를 깨우쳐주시던 분이 멀리 가신 지 두 달이 넘어버렸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아무것도 갖지 말라는 말씀으로 우리 마음을 다 가져버리셨음이 결국 그의 가르침이려니 싶다. 그 후 사람들은 시도 때도 없이 무소유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산다. 분명 그가 그러했듯 세상을 이롭게 할 것은 흔들림 없이 갖고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