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박물관展 '그리스의 신과 인간'] 절대 놓쳐선 안 될 ‘걸작 중의 걸작
대영박물관展 '그리스의 신과 인간'] 절대 놓쳐선 안 될 ‘걸작 중의 걸작’ 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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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5.03 02:48
- ▲ 올림포스 산의 신들 위에 군림하는 제우스의 청동상. 서기 1~2세기에 제작된 이 청동상은 전시장의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관람객들에게 위엄을 한껏 과시한다.
카리스마 제우스, 배불뚝이 소크라테스…
금방 살아나 걸어갈듯
영국 대영박물관(The British Museum)의 고대 그리스 유물들이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신비로운 속살을 드러냈다.
조선일보가 창간 90주년을 기념하여 국립중앙박물관·대영박물관과 함께 마련한 대영박물관 전(展) '그리스의 신과 인간'은 국내 최초로 열리는 고대 그리스 관련 특별전이다. 대영박물관이 소장한 그리스 유물 중에서 핵심적인 136점을 전시해 관람객들로부터 "과연 세계 최고의 인류 문화유산!"이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전시장은 '신, 영웅 그리고 아웃사이더' '인간의 모습' '올림피아와 운동경기' '그리스인의 삶' 등 네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시품에는 대영박물관의 최고 걸작인 '원반 던지는 사람'을 비롯해 '제우스 청동상' '헤라의 두상' '아프로디테 대리석 흉상' 등 세계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걸작들이 포함돼 있다. 고대 그리스의 휘황한 광채를 내뿜는 유물 중에서도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6점을 엄선했다.
입구에서 관람객을 가장 먼저 반기는 '제우스 청동상'은 올림포스 산의 신들 위에 군림하는 제우스의 위엄을 보여준다. 2000년 전 제작된 이 유물은 검푸른 몸체에서 풍겨져 나오는 힘과 아우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오랫동안 잡아끈다. 오른손에는 지팡이, 왼손에는 번개를 들고 있는데 지배력과 파괴력을 각각 상징한다.
1800년 전 만들어진 '디오니소스와 의인화된 포도나무의 대리석상'은 여성미를 물씬 풍기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사람의 얼굴을 한 포도나무의 어깨에 왼팔을 두르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형상화한 '소크라테스 전신상'은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작품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의 상징인 소크라테스의 외모는 그의 아름다운 정신세계와는 대조를 이뤘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 조각은 이상적인 미가 한껏 실현된 조각들과 달리 올챙이 배에 들창코, 벗겨진 머리와 살찐 볼을 가진 소크라테스의 외모를 그대로 묘사했다. '공기놀이를 하고 있는 두 소녀의 테라코타상'은 곱게 차려입은 두 소녀가 마주 보고 앉아 공기놀이를 하는 모습에서 걱정 없고 따스한 청소년기를 만끽하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전시유물 중에는 화려한 금제 관·목걸이·팔찌·귀걸이 등도 포함돼 있다. 그중에서도 영화 '알렉산더'에서 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착용했던 금제 귀걸이의 진품(眞品)은 둥근 무늬가 새겨진 원판과 역피라미드 형태의 장식 사이에 여인이 매달려 있고, 그 양쪽에는 욕망을 일으키는 부적을 가진 에로스를 달아서 화려함과 관능미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 ▲ 전시물에 나타나는 사실적이고 정밀한 묘사에서 인간과 세계를 농밀하게 관찰하려던 고대 그리스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①기원전 520~500년경 만들어진‘젖가슴 형태의 술잔’. ②서기 150~200년경 제작된‘디오니소스와 의인화된 포도나무의 대리석상’. ③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2400여년 전‘금제 귀걸이’. ④기원전 330~300년경 그리스 소녀들의 일상이 묻어나는‘공기놀이를 하고 있는 두 소녀의 테라코타상’. ⑤기원전 200년~서기 100년 제작된‘소크라테스 대리석상’.
전시 유물을 감상하다 보면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접하던 고대 그리스인의 인본주의와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다. 물결처럼 굽이치는 머리카락과 섬세하게 조각된 날개, 불끈 솟아오른 힘줄에서 살아 움직일 듯한 생명력이 넘쳐 흐른다. 이번 전시는 8월 29일까지 열린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지만 3일은 특별개관한다. (02)720-2574
그리스의 신과 인간들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스 유물은 '이야기꾼' 보고 상상하고 다시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