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박재삼(1933~1997)

무제’- 박재삼(1933~1997)

대구 근교 과수원

가늘고 아득한 가지



사과빛 어리는 햇살 속

아침을 흔들고



기차는 몸살인듯

시방 한창 열이 오른다.

애인이여

멀리 있는 애인이여



이럴 때는

허리에 감기는 비단도 아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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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무제(無題)라는 제목의 시, 그림 참 많았지요. 머리로 뭐라 규정하기도 전에 감흥이 먼저 가슴속으로 치고 들어왔기 때문에서였을까요. 이런 작품들엔 구구한 해석 자체가 사족(蛇足)일 터. 이럴 땐 사과빛 어리는 햇살 속 깨끗한 아침 몸살인 듯 달아올라 먼 애인을 향해 달려가는 그리움, 사랑병 한번 시인과 똑같이 앓아보시길.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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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스 뉴스] 기사 본문 읽기" name=source> [시가 있는 아침] ‘무제’ <!--img_tag_s--><table width='167' cellspacing='0' cellpadding='0' border='0' align='right'><tr><td width='15'></td><td><img name=photo src='http://news.joins.com/component/htmlphoto_mmdata/200912/htm_2009120500423411001140-001.JPG' width='150' border='0' class='blb'></td></tr><tr><td colspan='2' width='0'><div class="addon_panel"><h4>관련핫이슈</h4><ul class="list01"><li><a href="http://www.joins.com/list/opinion_poem_list01.html">시(詩)가 있는 아침</a></li></ul></div><!--replace1--><!--replace2--></td></tr><tr><td colspan='2' height='15'></td></tr></table><!--img_tag_s--> ‘무제’- 박재삼(1933~1997)<br><br>대구 근교 과수원<br><br>가늘고 아득한 가지<br><br><br><br>사과빛 어리는 햇살 속<br><br>아침을 흔들고<br><br><br><br>기차는 몸살인듯<br><br>시방 한창 열이 오른다.<br><br>애인이여<br><br>멀리 있는 애인이여<br><br><br><br>이럴 때는<br><br>허리에 감기는 비단도 아파라.<br><br><hr>예전엔 무제(無題)라는 제목의 시, 그림 참 많았지요. 머리로 뭐라 규정하기도 전에 감흥이 먼저 가슴속으로 치고 들어왔기 때문에서였을까요. 이런 작품들엔 구구한 해석 자체가 사족(蛇足)일 터. 이럴 땐 사과빛 어리는 햇살 속 깨끗한 아침 몸살인 듯 달아올라 먼 애인을 향해 달려가는 그리움, 사랑병 한번 시인과 똑같이 앓아보시길. <이경철·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