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숯불의 시’-김신용(1945~ )
푸른물
2009. 12. 6. 07:17
숯불의 시’-김신용(1945~ )
숯불의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는 것 같다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온기로 몇 알의 감자라도 익힌다면
사그라져 남는 재도 따뜻하리라,고 생각하는
눈빛 같다. 수확이 끝난 빈 밭에 몇 줌의 감자를 남겨두는
숯불의 시’-김신용(1945~ )
숯불의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는 것 같다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온기로 몇 알의 감자라도 익힌다면
사그라져 남는 재도 따뜻하리라,고 생각하는
눈빛 같다. 수확이 끝난 빈 밭에 몇 줌의 감자를 남겨두는
경자(耕者)의 마음도 저와 같을까?
묻힌 것에게 체온 다 주고 사그라지고 있는 모습이
삶이 경전(耕田)이며 곧 경전(經典)이라고 말하는 눈빛 같기도 하다
추수가 끝난 빈 밭에서 주워온 몇 알의 감자,
숯불 속에서 익고 있는 그 뜨거운 속살이 심서(心書) 같아
마음의 빈 밭에라도 씨앗 하나 묻어둔 적 없는
내 삶의 경작지(耕作地)가 너무 황량해
하굣길 수확 끝낸 빈 감자밭 고구마밭 헤집곤 했다. 운 좋게 한 알이라도 찾아내면 입이 까맣게 구워 먹곤 했다. 어른이 되면 다 캐가지 않고 주린 아이들 위해 실수인 척 몇 개는 꼭 숨겨둬야지 맘먹었는데. 그리 살아왔던가. 남김없이 다 캐고 옆 밭까지 넘보는 황량한 삶은 아닌가. 등 굽은 노인네 군고구마 통 그냥 지나치는 얼굴 확확 달아오르진 않았던가. <이경철·문학평론가>

경자(耕者)의 마음도 저와 같을까?
묻힌 것에게 체온 다 주고 사그라지고 있는 모습이
삶이 경전(耕田)이며 곧 경전(經典)이라고 말하는 눈빛 같기도 하다
추수가 끝난 빈 밭에서 주워온 몇 알의 감자,
숯불 속에서 익고 있는 그 뜨거운 속살이 심서(心書) 같아
마음의 빈 밭에라도 씨앗 하나 묻어둔 적 없는
내 삶의 경작지(耕作地)가 너무 황량해
하굣길 수확 끝낸 빈 감자밭 고구마밭 헤집곤 했다. 운 좋게 한 알이라도 찾아내면 입이 까맣게 구워 먹곤 했다. 어른이 되면 다 캐가지 않고 주린 아이들 위해 실수인 척 몇 개는 꼭 숨겨둬야지 맘먹었는데. 그리 살아왔던가. 남김없이 다 캐고 옆 밭까지 넘보는 황량한 삶은 아닌가. 등 굽은 노인네 군고구마 통 그냥 지나치는 얼굴 확확 달아오르진 않았던가.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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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온기로 몇 알의 감자라도 익힌다면
사그라져 남는 재도 따뜻하리라,고 생각하는
눈빛 같다. 수확이 끝난 빈 밭에 몇 줌의 감자를 남겨두는
숯불의 시’-김신용(19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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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온기로 몇 알의 감자라도 익힌다면
사그라져 남는 재도 따뜻하리라,고 생각하는
눈빛 같다. 수확이 끝난 빈 밭에 몇 줌의 감자를 남겨두는
경자(耕者)의 마음도 저와 같을까?
묻힌 것에게 체온 다 주고 사그라지고 있는 모습이
삶이 경전(耕田)이며 곧 경전(經典)이라고 말하는 눈빛 같기도 하다
추수가 끝난 빈 밭에서 주워온 몇 알의 감자,
숯불 속에서 익고 있는 그 뜨거운 속살이 심서(心書) 같아
마음의 빈 밭에라도 씨앗 하나 묻어둔 적 없는
내 삶의 경작지(耕作地)가 너무 황량해
하굣길 수확 끝낸 빈 감자밭 고구마밭 헤집곤 했다. 운 좋게 한 알이라도 찾아내면 입이 까맣게 구워 먹곤 했다. 어른이 되면 다 캐가지 않고 주린 아이들 위해 실수인 척 몇 개는 꼭 숨겨둬야지 맘먹었는데. 그리 살아왔던가. 남김없이 다 캐고 옆 밭까지 넘보는 황량한 삶은 아닌가. 등 굽은 노인네 군고구마 통 그냥 지나치는 얼굴 확확 달아오르진 않았던가. <이경철·문학평론가>


묻힌 것에게 체온 다 주고 사그라지고 있는 모습이
삶이 경전(耕田)이며 곧 경전(經典)이라고 말하는 눈빛 같기도 하다
추수가 끝난 빈 밭에서 주워온 몇 알의 감자,
숯불 속에서 익고 있는 그 뜨거운 속살이 심서(心書) 같아
마음의 빈 밭에라도 씨앗 하나 묻어둔 적 없는
내 삶의 경작지(耕作地)가 너무 황량해
하굣길 수확 끝낸 빈 감자밭 고구마밭 헤집곤 했다. 운 좋게 한 알이라도 찾아내면 입이 까맣게 구워 먹곤 했다. 어른이 되면 다 캐가지 않고 주린 아이들 위해 실수인 척 몇 개는 꼭 숨겨둬야지 맘먹었는데. 그리 살아왔던가. 남김없이 다 캐고 옆 밭까지 넘보는 황량한 삶은 아닌가. 등 굽은 노인네 군고구마 통 그냥 지나치는 얼굴 확확 달아오르진 않았던가. <이경철·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