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이별의 노래

푸른물 2009. 9. 25. 07:44

이별의 노래



당신이 갔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님 가을이 갔습니다.

나에게 아무 말도 없이, 인사도 없이

다시 오겠다는 약속도 없이

그렇게 무심히 가버렸습니다.

내 마음에 깊은 우물을 파 놓고서

내 가슴에 깊은 동굴을 파 놓고서

사랑하는 나의 님이 갔습니다.


당신은 갔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님 가을은 갔습니다.

붙잡을 사이도 없이, 말릴 사이도 없이

밤손님처럼 아무도 모르게

그렇게 훌쩍 가버렸습니다.

내 마음에 그리움을 상흔처럼 남기고서

내 가슴에 기다림을 선물처럼 안기고서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가버렸습니다.


당신이 내 곁에 있을 때 너무 행복 했었는데

그리하여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앞으로 긴 날을 어떻게 당신 없이 지낼지

벌써부터 연기를 마신 듯 답답해집니다.

그래도 나는 기다리렵니다.

당신이 돌아올 날을 손꼽아 헤이며

달력에 표시를 하면서

미련스럽도록 당신을 기다리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