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시가 있는 아침] ‘7월, 담쟁이’ [중앙일보] 기사

푸른물 2009. 7. 13. 17:20

시가 있는 아침] ‘7월, 담쟁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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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담쟁이’- 목필균(1954~)

누구냐

내 마음의 벽을 잡고 올라서는 너는

7월 태풍, 모진 비바람 속에도

허공을 잡고 올라서는 집착의 뿌리

아득히 떠내려간 내 젊음의 강물

쉼 없이 쌓여진 바람벽을 기어오르는

무성한 그리움의 잎새

어느새 시퍼렇게 물든 흔들림으로

마음을 점령해가는 네 따뜻한 손길


폭우에 큰물 진 강 다리 위. 장마에 우울하고 답답한 마음 확 한번 뒤집어엎고자 물 구경 한다. 쓰러질지언정 떠내려가지 않으려 아우성치는 풀들 안쓰럽다. 비 그치고 햇볕 쨍쨍 땀 줄줄 흐르는 염천, 담쟁이 푸르름 시퍼렇게 반짝이며 허공을 점령한다. 바람벽, 허공의 벽일지라도 꽉 붙들고 기어오르는 그리움, 허망의 집착. 흙탕물 속세일지라도 꽉 붙들고 살아내야 할 것을. <이경철·문학평론가> ㅍ